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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꽃 아래 앉아서

한국대표수필

화단에 물을 뿌린 다음, 발을 씻고 등나무 아래 앉아서 담배에 불을 붙여 문다. 하늘은 아득히 푸르고 아지랑이를 벗어버린 산들은 어딘지 먼 곳으로 생각을 손짓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한가슴 꽃다발처럼 안고 소낙비보다 눈부시게 내리는 햇볕을 맞으며 어디라 자꾸 걷고만 싶은 풋풋한 아침, 햇순들 연연한 나무가지에 새들은 와서 노래하고, 함초롬히 이슬을 먹은 뜰에 꽃들은 다투어 피어, 마음은 한갓 아름다운 인정을 그리어 안타깝다. 잠깐 눈을 감아 본다.
화단에 물을 뿌린 다음, 발을 씻고 등나무 아래 앉아서 담배에 불을 붙여 문다. 하늘은 아득히 푸르고 아지랑이를 벗어버린 산들은 어딘지 먼 곳으로 생각을 손짓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한가슴 꽃다발처럼 안고 소낙비보다 눈부시게 내리는 햇볕을 맞으며 어디라 자꾸 걷고만 싶은 풋풋한 아침, 햇순들 연연한 나무가지에 새들은 와서 노래하고, 함초롬히 이슬을 먹은 뜰에 꽃들은 다투어 피어, 마음은 한갓 아름다운 인정을 그리어 안타깝다.
잠깐 눈을 감아 본다.
이호우(李鎬雨)
생존년대: 1912~1970 출생지: 경북 청도에서 태어났음.
학력 및 경력: 시조시인, 대구매일신문 편집국장을 역임했으며,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저서: ‘휴화산’, ‘시조3수’, ‘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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