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외로왔다. 외롭다. 외로움은 한평생 나를 떠나지 않고 내 뒤를 따른다. 어떤 여자가 홀로된 팔자를 고쳐 보려고 하다가 하루는 밤길을 터덕터덕 가고 있었다. 달밤이었다. 무엇이 노상 앞장을 서고 있었다. 이리 가면 이리 가고 저리 가면 저리로 앞서 가고 하는 것이 몹시 이상스러워서 그 앞서 가는 그림자를 보고,
「네가 무어냐?」
고 물으니,
「나는 네 팔자다.」
전영택(田榮澤)
호: 늘봄, 추호(秋湖)
생존년대: 1894~1968
출생지: 평양 사창꼴
학력 및 경력: 일본 청산학원 대학부, 문학부, 신학부 졸업
목가, 소설가, <창조>동인, 서울감리신학교 교수, 기독교신문 주간, 한국문볍 이사장
저서: ‘생명의 봄’, ‘하늘을 바라보는 여인’, ‘의의 태양’, ‘생명의 창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