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머리>는 단편집 〈남해 이야기〉에 실려 있는 작품으로서, 남양을 여행해서 얻은 인간관찰을 형상화한 것. 이 작품에서는 인생을 그리는데 만족하지 않고 극적으로 꾸미는 모파상의 수법이 느껴진다. 더없이 아름다왔던 사랑의 주인공들이 이제 보잘것없이 늙어 버린 추한 모습을 드러내 보여 삶의 덧없음을 말해 준다.
서머셋 모옴(William Somerset Maugham: 1874~1965)
영국의 소설가. 아버지가 주불 영국대사관 고문 변호사였기 때문에 파리에서 태어나 거기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아버지가 죽은 후 영국으로 돌아와 목사로 있는 삼촌의 보호 아래 보낸 소년시 절은 말더듬이와 심한 프랑스어가 섞인 영어 때문에 외롭고 쓸쓸한 것이었다. 이것이 그로 하여금 문학을 하게 한 계기가 되었으나, 처음 그는 의학교에 들어가 의사면허를 따기까지 했다.
1∙2차대전 때는 어학에 능한 탓으로 군의 정보임무에 종사했고, 프랑스를 위해서도 많은 일을 했다. 프랑스에서 태어나서 자란 그는 실제로 영국의 사상과 문학에서 보다 프랑스의 사상과 문학에서 더 많은 영향을 받았으며, 그 자신 영국보다 프랑스 문화를 더 사랑한다고 말한 일도 있다.
그의 문학적 특색은 먼저 상식에서 찾아진다. 그는 무엇 보다도 상식을 중히 여긴다. 상식을 넘어선 진리, 상식에 어긋나는 진리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그의 문학을 지배하는 생각이다. 또한 그는 사람이란 자연법칙에 지배되는 생물 이상의 아무것도 아니라고 본다. 따라서 삶이란 비록 복잡하긴 해도 깊은 뜻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삶을 사는 사람에 의해서 삶이 아름답게 또는 호화롭게 짜여질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스스로 이야깃군으로 자처한다. 문학 특히 소설은 독자에게 사상이나 철학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재미를 주는 것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주요작품〕 장편소설〈인간의 굴레〉〈과자와맥 주〉〈면도칼날〉 〈달과 6겐스〉〈오색의 네일〉. 단편집〈코스모폴리탄〉〈환경의 동 단〉〈남해 이야기〉 명론집〈서밍업〉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