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혜석 | 북아띠 | 1,000원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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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1
낮에는 혼자, 밤에도 혼자, 들어와도 혼자, 나가도 혼자, 내 생활은 단조(單調)하였다. 하루는 저녁을 먹고 해변을 소요(逍遙)하였다. 저녁 노을은 너물너물 넘어가 붉은 하늘이 희어지고, 흰 하늘이 검어져 멀리 번쩍이는 수파(水波)도 보일락말락하며, 수평선 흐려지고 만다. 나의 걷는 발자국은 모래 위에 움쑥움쑥 들어가고, 바닷물은 발밑으로 철썩 닥쳐왔다가 물러가고, 다시 닥쳐왔다가 또다시 물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