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모 요코 | 북아띠 | 900원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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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5
이제 인생길을 내려오고 싶었고, 내려와 터벅터벅 걷고 싶었다. 대부분의 인간은 천재도 엘리트도 아니다.
나에게는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쇠퇴해간다는 자각 밖에 없었다. “죽을 때까지 현역!!”하고 외치며 스커트를 넓게 퍼뜨리며 빙그르 돈 동갑 친구도 있었다. ‘난 이제 됐다!!’ 쉰밖에 안 먹어 보이는 그 친구를 보면서 생각했다.
나는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없었다. 자식들이 성장하고 나서, 나는 아무런 역할도 없었다. 나는 갈팡질팡 할뿐이며, 그래도 그날그날을 살고, 먹고, 싸고, 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깔깔대며 웃고, 시선을 하늘보다 지면을 향하며, 봄의 징조인 머위대를 찾으러 가서 감동하고, 도둑처럼 머위대를 모아다 조림을 만들어 밥에 얹고는 ‘맛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