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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고양이-세계단편소설걸작선3

어느 날 밤 추하기 이를 데 없는 마굴 속에서 얼근해 앉아 있노라니까 그 방안의 주요한 가구를 이루고 있는 찐과 럼 술을 담은 커다란 통들 중의 어느 하나 위에, 무엇인가 시커먼 것이 웅크리고 있는 데로 선뜻 눈이 끌렸다. 벌써부터 내내 이 술통 꼭대기를 보고 있었는데도 그것을 좀더 일찍 보지 못했다는 사실이 이제 와서 나에게 이상한 생각을 일으켰다. 나는 가까이 가서 손으로 건드려 보았다. 그것은 검정고양이로서 ― 썩 큰 놈이었는데 ‘푸루토오’ 만치나 큰데에다, 하나만 빼놓고 모든 점에서 그놈과 흡사하였다. ‘푸루토오’는 몸 어디고간에 흰털이라고는 통 없었는데, 이 고양이는 가슴이 거의 모두 선명치 못한 윤곽이긴 하나, 큼직한 흰 점으로 덮여 있었다.
어느 날 밤 추하기 이를 데 없는 마굴 속에서 얼근해 앉아 있노라니까 그 방안의 주요한 가구를 이루고 있는 찐과 럼 술을 담은 커다란 통들 중의 어느 하나 위에, 무엇인가 시커먼 것이 웅크리고 있는 데로 선뜻 눈이 끌렸다. 벌써부터 내내 이 술통 꼭대기를 보고 있었는데도 그것을 좀더 일찍 보지 못했다는 사실이 이제 와서 나에게 이상한 생각을 일으켰다. 나는 가까이 가서 손으로 건드려 보았다. 그것은 검정고양이로서 ― 썩 큰 놈이었는데 ‘푸루토오’ 만치나 큰데에다, 하나만 빼놓고 모든 점에서 그놈과 흡사하였다. ‘푸루토오’는 몸 어디고간에 흰털이라고는 통 없었는데, 이 고양이는 가슴이 거의 모두 선명치 못한 윤곽이긴 하나, 큼직한 흰 점으로 덮여 있었다.
에드가 앨란 포우
‘에드가 앨란 포우’는 1809년에 미국 ‘보스톤’에서 출생하였다. 부모가 다 이름 없는 극단의 배우이었는데 ‘포우’가 어렸을 때에 죽었으므로 그는 ‘리치몬드’의 담배 장사인 ‘쩐 앨란’에게 양자가 되어 들어갔다. 양부의 덕으로 ‘버어지니어’ 대학에 까지 입학했지만 술과 노름 때문에 학업을 집어치고 군인이 되려고도 했지만, 이것도 실패하였다. 1831년에 ‘병속에서 발견된 문서’라는 단편소설이 잡지의 현상모집에 당선된 데 힘을 얻어서, 그는 많은 신문 잡지에 소설과 시를 발표하였고 또 그 편집자, 기자가 되어서 생계를 유지하여 갔다. 1836년에 어린 종매 ‘버어지니어’와 결혼하고 놀라운 재분을 발휘하여 꿈과 상상(想像)에 찬 주옥같은 많은 단편을 썼다.
그러나 술과 노름은 고질이 되어서, 빈궁 속에서 아내를 잃고 실의 속에 방황하다가 1849년에 40세의 젊은 나이로 거리에 쓰러져 병원에서 숨졌다.
‘포우’는 프랑스의 ‘모파상’, 러시아의 ‘체호프’와 함께 단편소설이라는 새 장르를 확립시킨 천재적 작가다. 여기 번역한 검정고양이는 ‘포우’의 대표적인 단편소설로서 단일효과를 추구하는 그의 특기가 잘 나타나 있는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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